옥희의 영화

감독 홍상수
출연 이선균, 정유미, 문성근
개봉 2010, 대한민국, 80분
펑점
  • 관 람 명 : 옥희의 영화
  • 관람 일 : 2010년 9월 25일(토) 19:30
  • 관람장소: 홍대 상상마당
  • 관 람 평 :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만날적마다 '킥킥'이라는 소리내어 웃지 못하는 공감대 섞인 의성어를 한

    가득 담아내서 감독의 작품에 매료되고 푹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

    '옥희의 영화', 만날날만을 기다렸는데 마침 감독과의 대화도 있다고 하니 서슴없이 그 곁으로

    다가가본다.

    <옥희의 영화>는 <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란 네 편

    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들을 통해서 세 명의 중심 인물들이 역할의 차이와 중

    첩을 가지면서 계속 등장한다.


    <주문을 외울 날>
    삼십대의 독립 영화감독 진구는 생활비를 벌려고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고, 출근길 집을 나서

    며 그가 만든 주문을 외운다. 진구의 하루는 처에게 잔소리를 듣는 걸로 시작해, 학교에선 아둔

    한 여학생으로 인해 열을 낸다. 학과장인 송교수와는 예술영화의 미래에 대한 허망한 대화를 나

    누고 우연히 송교수의 비리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다. 교강사 회식에서는 술에 취해 송교수에게

    그 소문에 대한 진실을 묻다가 핀잔을 듣는다. 밤에는 자기가 만든 단편을 틀고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데 한 여자로부터 대답하기 정말 힘든 질문을 받고 곤란에 처하게 된다.



    <키스 왕>
    이십대 영화과 대학생인 진구는 자기 작품에 대해 송교수에게서 칭찬을 듣는다. 평소 좋아하던

    여학생 옥희를 쫓아 아차산으로 찾아간 그는 옥희에게 사랑의 맘을 고백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한

    것 같다. 뒷골목에서 헤어지는 옥희와 송교수는 비밀스런 연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진구는

    그 사실을 모른다. 진구는 옥희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를 한다. 진구는 그날 저녁, 상을

    타지 못하자 어지러운 맘으로 옥희의 집으로 찾아가고 옥희의 집 앞에서 밤을 꼬박 새운 진구는

    새벽에 결국 옥희의 집으로 들어가서 그녀와 섹스를 하게 된다. 둘은 이제 사귀게 되는 것일까?



    <폭설 후>

    오십대의 영화감독 송감독은 생활비 때문에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나가지만 겨울 계절학기 강의

    엔 학생이 아무도 나와 있지 않다. 아무리 폭설 때문이라도 학생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며

    수치심에 빠진 송교수, 동료교수에게 다음 학기부터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선언을 해버린다. 그

    런데 옥희라는 여학생이 잰 걸음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진구라는 남학생도

    도착한다. 두 학생과 솔직한 질문과 대답시간을 가지는 송교수. 수업이 끝나고 스산한 맘에 감독

    은 혼자 낙지를 사먹는다. 그게 체하고 골목에서 낙지를 토한다. 송감독은 자기가 학교를 그만

    둔 것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옥희의 영화>
    영화과 여학생 옥희는 자신이 사귀었던 한 젊은 남자와 한 나이 든 남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

    다. 아차산이란 곳에 만 일 년을 사이에 두고 각 남자와 한 번씩 찾아왔던 경험을 영화적으로 구

    성했다. 그 산에서 각 남자와의 경험을 공간별로 짝을 지어놓고 보여준다. 주차장, 산 입구, 정자

    앞, 화장실, 목조 다리 앞, 산 중턱 등의 공간에서의 각 남자와의 모습이 짝지어 보여지면 두 경

    험 사이의 차이와 비슷함을 구체적으로 보게 된다. 그런 구성 덕에 우린 옥희와 두 남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어떤 총체적 그림을 보고 있다고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본인이 느낀 홍상수 감독 작품의 매력은 애절한 풋풋한 따뜻한 그런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

    하고 담백하고 소주와 곁들인 노골적인 대사,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이 평상시에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 처럼 언행하면 '똘아이' 소리를 아마 90%이상은 들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똘

    아이' 같은 언행들이 일반인들의 내재되있는 밖으로 쉽게 표현해내지 못하는 욕구를 적나라하게

    영상으로 비쳐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킥킥'이라는 소리내어 웃지 못하는 공감대 섞인 의성어

    를 함유하게 만든다. '대리만족'이라고 해야될까? 영화속의 캐릭터들의 언행과 같은 언행을 평상

    시에 하고 싶어지는 욕구를 말이다. 그래서 홍감독님 작품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홍감독님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 보려고 신작 '옥희의 영화'를 만났다. 만난 결과 이전의

    홍감독 작품에서 느낀 매력을 좀 아니 많이 덜 느꼈다고 해야되나 '킥킥'이라는 의성어가 영화

    상영시간내내 줄곧 입가에 메아리 쳐야 되는데 손으로 셀수 있을 정도로 메아리 안치는 걸 보면,

    많이 덜 느꼈다고 봐야된다. 이 영화를 감상하는 동안 홍감독님이 가진 색깔이 여전히 뭍어 나는

    영화라고 느낄 수 있었다.그런데이 영화 이전의 작품에서 앞서 얘기한 느낀 매력은 전반적으

    로 매력의 난이도를 상,중,하로 따진다면 단연코 '상'이라고 장담하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강하

    게 느낀 매력이 시놉시스랑 배우들의 언행이 다소 '중'권에 머물러 '킥킥'이라는 의성어를 몇번

    뿐이 함유하지 못 하였다. 영화가 자막이 올라가고 홍상수 감독, 허문영 영화평론가, 정유미 배

    우의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있었서 세분의 말씀을 들었는데 본인이 이 영화에 대해서 이전 작품

    에서 느낀 매력을 반뿐이 못 느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거의 사전 준비없이 반 즉흥적

    으로 만들어낸 급조한 작품이라는 세분의 말씀을 듣고 매력을 덜 느꼈지만 사전준비 없이도홍

    상수표 작품의 색을 잃지 않고 표현한데 대해서 홍감독님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그리고, 정

    유미 배우한테서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달리 청초하고 순수한이미지를 느껴 사인을 안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홍상수 감독과 배우 정유미의 사인

Posted by 깃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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